라라 1200일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연인들의 평범한 데이트, 그런 밤이었다. 림사 로민사의 레스토랑 '비스마르크'는 위치부터가 바다 위에 세워진 하얀 산호탑의 도시, 푸른 바다와 흰 건물이 늘어선, 그야말로 절경에, 산지와 접한 덕에 늘상 싱싱한 해산물이 공수되어왔고, 무엇보다도 요리가 아주 맛있는 편이었기에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늘 인기가 많았다. 날 좋은 밤 저녁 식사를 하려면 아예 며칠 전부터 예약을 잡아야 할 정도이니 말은 다 했지만. 엘라헤와 라티카르는 여느 연인들처럼 그런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데이트를 즐기는 이들의 삶이 언제나 생과 사의 극단을 오가며 목숨을 걸고 최전선에서 나서서 싸우는, 다시 말해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말하자면 그들의 인생에서 드물고 ..